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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볶이, 사랑한다.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2018년 50주 연속 베스트셀러라는 진기록을 세웠던 책입니다. 이 책이 그토록 인기를 얻은 이유를 논할 때마다 빠지지 않고 언급되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떡볶이의 힘'이라는 겁니다. 참을 수 없이 울적한 순간에도 떡볶이가 먹고 싶었다는 말이 많은 이들로부터 공감을 샀다는 건데요. 모두에게 그런 건 아니지만 많은 한국인들에게 떡볶이는 일종의 힐링푸드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한국인은 왜 떡볶이를 먹으면서 위로받을까요? 1. 떡의 민족 한국인은 아주 오래 전부터 떡을 먹었습니다. 신석기시대에 농사가 시작된 이후 수확한 곡물로 맨 처음 만든 요리는 죽이었고 그 다음이 떡이었죠. 곡물을 갈아 물을 넣고 끓이면 죽이 됐고 시루에 안쳐 찌면 떡이 됐습니다. 4세기 중반에 만들어.. 2023. 6. 16.
유럽인들도 매운 음식을 잘 먹었다? 여러분은 매운 것 잘 드시나요? 저는 좋아 하기는 하지만 매운 것을 잘 먹지는 못합니다. 사실 우리가 맵다고 느끼는 정도는 사람마다, 나라마다, 지역마다 다르다고 합니다. 미국 향신료업체 칼섹의 2019년 자료에 따르면 유럽 지역 소비자들이 가장 맵다고 느끼는 정도는 아시아 지역 소비자들에겐 여전히 순한맛 수준인 걸로 나타났죠. 유럽인은 왜 매운 음식을 잘 먹지 않을까요? 놀랍게도 500년 전에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그때 유럽의 귀족들이 먹던 음식은 후추를 많이 쳐서 무척 매웠고 매울수록 고급음식 대접을 받았죠. 1. 부의 상징 인도 남서부의 말라바르 해안 이곳에는 큰 나무를 감고 올라가는 한 덩굴식물이 자랍니다. 이 식물의 덜 익은 초록색 열매를 따서 햇빛에 말리면 쪼글쪼글해지며 검은색을 띠는데요. 우.. 2023. 6. 15.
치킨에 환장하다 치킨, 엄밀히 말하면 '닭'이라는 뜻이지만 우리 모두 "치킨!" 하고 말할 때 그게 어떤 음식을 가리키는지를 압니다. '프라이드 치킨'이죠. 한국인에게 치킨은 단순한 먹을거리가 아닙니다. 2016년 발표된 한 연구에 따르면요. SNS상에 치킨이 많이 언급될수록 행복에 대한 언급도 함께 늘어나는 경향을 보였죠. 한국인은 기분이 좋아 치킨을 먹고 치킨을 먹어 기분이 좋아집니다. 한국인은 왜 치킨과 사랑에 빠졌을까요?. 1. 종교적 금기 프라이드 치킨의 역사는 13세기 지중해 일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서유럽은 로마 가톨릭의 강력한 영향 아래에 있었는데요. 예수의 죽음 전 40일간을 일컫는 사순절을 가톨릭 교회는 속죄와 참회의 날로 지정 이 기간에는 고기를 먹는 것을 금지했습니다. 하지만 금기가 이어질수.. 2023. 6. 15.
단맛의 대명사, 케이크 1720년 베이징 조선의 왕 숙종이 죽고 경종이 왕위를 잇자 이 사실을 알리기 위한 사절단이 베이징을 방문했습니다. 당시 사절단을 이끄는 수장은 이이명이었는데요. 그를 아버지로 뒀던 '금수저' 청년 이기지는 '아버지를 수행한다'는 명목으로 청나라 땅을 밟습니다. 서른 살 이기지에게 베이징은 신기하고 낯선 것 투성이었고 그중 최고는 당시 베이징에 들어와 있던 가톨릭 신부들었습니다. 그리고 그와 대화를 나누던 신부들은 그에게 서양떡을 내옵니다. 입에 넣자마자 녹을 정도로 부드럽고 달았다는 이 빵 어떻게 만드는 거냐고 묻자 설탕과 계란, 밀가루로 만든다는 답이 돌아오죠. 오늘날의 스펀지케이크와 비슷한데요. 이 조선인은 정말 케이크를 먹었던 걸까요? 1. 신들의 음식 달콤함은 무엇보다도 당의 맛입니다. 당은 탄.. 2023. 6.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