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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의 심리학

by 팔딴 2023. 5. 31.

음식의 심리학에 대해서

우리는 보통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입안의 느껴지는 다양한 맛을 '맛있다'라는 개념으로 해석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맛의 개념에는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몇 가지 감각적 허점이 있음을 느끼곤 합니다. 가령, 똑같은 라면을 먹을 때에도 상황에 따라 맛이 다르다고 느낄 때이죠. 즉, 집에서 김치를 곁들여 끓여 먹는 라면과 삼겹살을 먹을 때 곁들여 먹는 라면의 맛이 다르다고 느낄 때가 그 예입니다. 우리가 음식을 맛있고 자극적이며 기억할 만하게 만드는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미각' 이외에 '다른 모든 것'들의 역할을 이해해야 합니다. 

감각의 심리적 연결점

우리는 어디서 무엇을 먹든 먹는 장소나 가게의 인테리어, 소품, 전체적인 분위기 그리고 시각적 자극, 음악이나 소리, 향기나 냄새, 심지어는 앉아있는 의자나 수저와 컵, 빨대와 같은 용기의 감촉까지 우리의 무의식적인 인식과 행동에 영향을 미칩니다. 처음 메뉴를 선택하는 일부터 음식이나 음료의 맛을 고민하고 생각하는 일까지 우리가 먹는 속도와 머무는 기간, 누구와 있느냐에 따라 맛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항상 자신들이 그냥 그들의 욕구대로, 그때그때 원하는 대로 주문하고 먹는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맛에 대해 얘기하기 전에 우리가 느낄 수 있는 '맛'들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생각해 보겠습니다. 단맛, 신맛, 짠맛, 쓴맛이 대략 이런 맛들이 있겠지요. 최근에는 대부분의 연구자들이 우마미를 다섯 번째 맛에 포함시킵니다. 참고로 우마미는 '감칠맛'으로, 1908년 일본 연구자 이케다 키쿠나에가 발견했습니다. 요새 많은 사람들은 음식의 맛을 표현함에 있어서 다양한 형용상들을 동원합니다. 과일향이 풍부하다든가, 고기 맛이 많이 난다든가, 허브향이 난다든가, 새콤하다든가, 탄 맛이 난다든가, 스모키 하다든가, 흙 맛이 난다고 설명하죠. 하지만 이런 것은 '맛'의 개념은 아닙니다. 정확히 말하면 풍미에 가까운 개념이죠. 즉, 대부분의 사람들이 맛이라고 부르는 것이 사실은 풍미일 경우도 많고, 사람들이 풍미라고 묘사하는 것들이 자세히 들여다보면 맛으로 밝혀지기도 합니다. 근사한 레스토랑에 갔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무엇을 먹을지 메뉴를 봅니다. 여기서 우리의 감각은 메뉴를 설명하는 언어로부터 맛을 유추합니다. 즉, 우리의 맛의 개념은 언어라는 시각적 감각으로부터 시작되죠. 그만큼 음식 또는 요리에 적합한 이름이나 설명을 붙이는 일은 대단히 중요한 일이 됩니다. 그리고 보통 우리는 먹거나 마시는 것의 브랜드와 가격을 알고 있습니다. 많은 경우 식품은 라벨이나 설명과 함께 제공되죠. 이런 식품 외적인 단서는 사람들이 식품의 맛이나 풍미 또는 향에 대한 말할 때 큰 영향을 미칩니다. 물론 음식을 즐기는 데도 영향을 미치죠. 가격과 브랜드 그리고 설명 같은 정보들에 노출되었을 때 뇌 활동은 극적인 변화를 보였다고 합니다. 즉 비싼 음식이냐 그렇지 않은 음식이냐에 따라 음식의 맛을 평가하는 기준들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죠.

음식을 위한 언어

식당의 위치와 분위기, 향기 그리고 누구와 먹느냐도 맛에 영향을 미칩니다. 많은 요리 연구가들이 우리의 '입'뿐만 아니라 '마음'에도 관심을 갖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이렇듯 많은 요인들이 음식과 음료의 맛에 영향을 미칩니다. 잘 익은 복숭아를 먹든, 세계 최고의 레스토랑에서 멋진 저녁식사를 하든 그것은 변함없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현존하는 어떤 학문도 왜 음식이 그런 맛을 내는지, 왜 사람들이 어떤 음식에는 탐닉하는 반면 다른 음식에는 그렇지 않은지 설명해 주지 못하죠. 이제는 사람들이 실제 음식과 음료를 접했을 때의 반응에 영향을 미치는 용인들을 측정하고 이해할 새로운 방법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음식의 맛을 판별하는 가장 좋은 방법

맛은 생존에 필수적입니다. 어떤 면에서 사람들은 모든 감각 가운데 미각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영양이 되는 것과 독이 되는 것을 구분해 준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렇게 중요하지는 않다는 사실입니다. 최소한 지각의 측면에서는 그렇습니다. 대뇌겉질이 각각의 감각을 얼마나 담당하는지를 보면 이해될 것입니다. 뇌의 절반 이상은 우리가 보는 것을 처리하는 과정과 관련되어 있고 겉질의 1퍼센트 정도만이 맛 지각과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습니다. 그 이유는 이렇습니다. 뇌는 주변 환경의 통계적 질서를 알아낸 다음 잠재적 먹을거리의 맛과 영양 성분을 색이나 냄새같은 감각 단서로 예상하는 법을 학습합니다. 우리는 분홍빛 음식은 달콤할 거라고 예측하도록 학습합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음식을 입에 넣지 않고도 어떤 맛일지 알고 먹어도 되는지를 평가할 수 있습니다. 

음식의 맛

결국 각기 다른 감각이 어떤 예상을 만들어낼지 알고 있다면 좀 더 유리한 위치에서 사람들의 맛 지각도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이것은 자녀들에게 채소를 더 많이 먹일 방법이 궁금한 부모도 도울 수 있습니다. 맛을 무엇이라고 정의하든 이 점만은 분명합니다. 우리가 무엇을 맛보고 있다고 생각하는지, 그것을 먹는 것이 얼마나 즐거운지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다른 감각이 생각보다 큰 역할을 한다는 사실입니다. 음식과 음료를 즐기기 위해 냄새 또한 무척 중요합니다. 이 사실을 감안하면 매일 음식, 특히 음료를 먹을 때의 경험이 뇌와 전비강 쪽으로 향을 제공하는 최적화되어 있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아마 후각적으로 잘못 디자인된 대표적인 사례는 뜨거운 커피를 담은 종이컵의 플라스틱 뚜껑일 겁니다. 물론 이 뚜껑 덕분에 음료가 넘칠 염려는 없지만 한 가지 놓치고 있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커피 향이 전비강으로 전해지는 것을 막는다는 점입니다. 금방 갈아낸 신선한 원두로 내린 커피를 마실 경우에는 매우 불행한 일입니다. 이 향은 거의 모든 사람이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단순한 방법으로 뚜껑의 형태를 바꾸거나 향을 맡을 구멍을 하나 더 뚫어주는 것입니다. 뚜껑을 열지 않고도 커피 향을 맡을 수 있도록 하는 상식적인 디자인으로 해결한 것이죠. 수년간 시장에서는 향을 이용한 포장이 활용되어 왔습니다. 대중적인 초콜릿 아이스크림을 예를 들어보면, 모든 사람이 초콜릿 냄새를 좋아하지만 문제가 있죠. 초콜릿을 얼리면 맛있는 향기가 사라진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한 제조사는 포장의 접착제에 약간의 합성 초콜릿 향을 첨가하여 사라진 냄새를 보완해 왔다고 합니다. 그러면 고객이 포장을 뜯었을 때 초콜릿 냄새를 맡을 수 있게 되죠. 냄새(후각)는 맛을 느끼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저는 실제로 먹고 마실 때 음식 향을 강화하는 것은 괜찮은 생각이라고 봅니다. 최근의 실험에서 여성들은 향을 강화한 토마토 수프를 먹을 경우 더 빨리 배가 부르다는 느낌을 받았다는 통계결과도 있습니다. 요리의 후각 성분을 늘리는 것만으로도 식사량이 거의 10퍼센트 감소한 것이죠. 그러므로 우리 모두는 감각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자극하는지만 알면 더 빨리 만족에 이를 것입니다.

 

마음으로 먹는 음식

이제 음식은 입으로 먹는 행위를 통한 경험이 아닌 인간의 모든 감각을 자극하는 다채로운 경험으로써 어떤 음식이나 음료를 팔든 소비하든 거기엔 언제나 다중 감각과 관련한 분위기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환경이 우리가 무엇을 맛보고 있는지에 대한 생각에 영향을 미칩니다. 더 나아가 그 경험을 얼마나 즐기는지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결국 맥락이나 배경이 제거된 중립적인 환경은 없습니다. 식기는 물론 모든 주변 환경들이 맛에 영향을 미칩니다. 이제는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합니다. 식사를 인상적으로 만드는 것도 극적으로 만드는 것도 건강하게 만드는 것도 가능합니다.